갈증 없어도 물 자주 마셔라
폭염이 잦아지는 7월 중순부터 온열질환 환자가 급증한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급성 응급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50대, 남성, 노무직 종사자에게서 가장 빈발한다. 실내에 비해 실외에서 약 4배 많은 환자가 나타났고, 실외 발생 환자의 3분의 1은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외부 온도가 35℃가 넘어가면 인체는 땀을 분비한다. 땀이 증발하며 발생하는 열 소실에 의존해 인체는 체온을 낮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여름처럼 기온과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땀을 증발시켜 체온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체온이 높은 상태로 방치되면 탈수,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등이 찾아온다.
온열질환은 증상과 종류에 따라 ▲열부종 ▲열발진(땀띠) ▲열경련 ▲열탈진 ▲열사병 등 유형으로 구분된다. 열부종은 발, 발목, 손 등이 붓는 증상으로,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 사라진다. 열발진은 땀샘이 각질에 막혀 발생한 염증이다. 통기성이 좋은 옷을 입고, 필요시 약물을 사용해 증상을 조절한다. 열경련은 체내 염분이 부족해 자주 사용하는 신체 부위에 쥐가 나는 증세다. 이온음료를 섭취하면 열경련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열탈진과 열사병은 휴식만으로 증상을 호전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 방문이 권장된다. 열탈진은 열경련의 다음 단계로, 경련과 구토·두통·기립성 저혈압 등을 동반한다. 열사병은 온열질환 가운데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형이다. 열탈진의 모든 증상과 함께 40℃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다. 고열로 인해 이상행동, 혼란, 섬망 등 신경학적 이상을 보이기도 한다. 체온조절 중추에 문제가 생긴 열탈진 환자는 땀이 전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강형구 한양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갈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며 “신장질환자 처럼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 후 수분 섭취량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고, 외출 시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실외 작업이 불가피한 근로자의 경우, 휴식시간을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배치하는 것이 권장된다”며 “부득이하게 고온의 환경에서 근무해야 한다면, 반드시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