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급강하에 면역 이상까지"..환절기 이 질환들 조심
이승구 입력 2021. 10. 23. 11:20
'뇌졸중', 일교차 큰 환절기에 혈관 수축 등으로 발병 가능성
고혈압·당뇨·고지혈증 환자 특히 위험..외출시 모자 착용 필수
'대상포진', 면역 저하되면서 '수두 바이러스' 활성화에 발병
골든타임 단 '3일'..규칙적인 운동·7~8시간 적정수면 취해야
10월 초 주말부터 초겨울이라고 느껴질 만한 ‘이른 한파’가 찾아오는 등 잠깐 이상 기온을 보였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도 역시 아침저녁으로는 한 자릿수 기온을 보이는 등 정상적인 가을 날씨가 아닌 기온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갑작스러운 온도 저하는 우리 몸의 큰 변화를 불러온다. 체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몸은 혈관을 좁히고 땀샘을 닫는다. 문제는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각종 질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온이 갑자기 급강하하면 우리 몸에 어떤 변화들이 생길까?
한국경제에 따르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어지럼증’이다. 갑자기 혈관이 좁아지면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건강한 사람도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위험한 사람들은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어지럼증을 넘어 뇌졸중으로 악화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혈전’(피떡)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전신이나 반신, 사지 등 몸의 일부가 마비되는 질환이다.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서 뇌가 손상되는 것이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의식장애, 일부 신체마비,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혈관이 수축하면 혈액의 응집력이 높아져 평소보다 혈전이 쉽게 발생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액의 강한 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혈관벽이 매우 두꺼워져 있어 혈전이 더 잘 낄 수 있다. 실제 뇌졸중의 약 70%는 고혈압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지혈증 환자도 마찬가지다. 혈액 내 다량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혈관을 좁게 만들기 때문에 혈전이 쉽게 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이거나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외출 전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열 손실이 가장 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자를 착용하는 게 좋다”라고 조언한다.
대상포진. 게티이미지뱅크또한 가을의 또 다른 적은 ‘면역 질환’이다.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피부와 근육의 에너지가 체온을 유지하는 데 많이 쓰이기 때문에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특히 조심해야 할 병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사람 몸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평소에는 잠잠하던 바이러스가 이빨을 드러낸다. 보통은 수일 사이에 피부 발진과 함께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팥알 크기의 작은 물집이 생기며 해당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피부 발진을 제외하면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기 쉽지만, 발병 부위에 따라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만약 대상포진이 눈 주위에 발생하면 ‘홍채염’이나 ‘각막염’이 생길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실명을 할 수도 있다. 또 얼굴이나 귀에 발생하면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의 골든타임은 3일”이라고 말한다. 대상포진 치료에는 바이러스의 번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되는데, 3일이 지나면 이미 바이러스가 너무 많이 퍼져 있어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하루 7~8시간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면 30분 미만의 짧은 낮잠을 자는 것도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거에 수두를 앓았지만 아직 대상포진이 발병하지 않은 50세 이상인 경우 예방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예방 백신의 효과는 50대가 70%, 60대가 64%, 70대가 38%로 알려져 있다. 다만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생(生) 백신이기 때문에 다른 생백신과 최소한 4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맞아야 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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