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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생활

80세 꽃청춘 비결,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입력 2024. 1. 3. 16:18

 

 

 

인구 5명에 1명꼴 65세이상 … 초고령화 사회 진입 코앞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사회(2002년)와 고령사회(2017년)에 진입한 후 각각 22년, 7년 만이다. 행정안전부 연령별 인구 현황을 보면 2023년 말 65세 이상 인구는 약 970만명으로 전체 인구(5133만7000명)의 약 18.9%를 차지한다. 올해 50만~60만명이 65세를 넘게 되면 초고령사회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100세 이상 인구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내 100세인은 8553명(여 7107명, 남 1446명), 90~99세는 29만6000명에 달해 우리나라도 앞으로 '장수(longevity)' '100세인(centenarian)'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등과 같은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또 초고령화가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고령화 쓰나미'라고 할 수 있는 '에이지퀘이크(agequake)'가 다가온다는 얘기다

그러나 장수 국가 일본에 비하면 국내 100세인은 턱없이 적다. 일본은 100세 이상 인구가 9만명(총무성 통계국·2023년 12월 기준), 90~99세는 266만명이다.

이처럼 고령인구 급증으로 의료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의료는 '병을 고치는 것(치료)'이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병들지 않도록 하는 예방 의료'가 중요시되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제로(0)'에서 '플러스(+)'로 신체 기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극대화 의료'에 주목하고 있다.

극대화 의료는 아직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연구 논문과 증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스포츠 운동선수들은 이미 실천하고 있다. 선수들은 신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몸과 식사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몸값이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프로 축구선수는 해외에 갈 때 전속 셰프를 동행시킨다. 결혼 전에 성적이 변변치 않던 골프 선수가 결혼 후 우승까지 차지하는 것도 극대화 의료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식사 외에 수면의 질 향상도 극대화 의료의 전형적 사례에 속한다. 수면의 질 향상은 피로 해소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판단력 향상에도 기여한다.

수면은 사람들이 잠을 자느라 깨닫지 못하지만 파동곡선처럼 렘(REM)과 비렘(Non-REM)이 한 주기로 약 90분간 움직인다. 하룻밤에 6~7시간을 잔다고 가정하면 렘과 비렘의 주기는 대체로 4~5번 반복된다. 전체 수면의 75~80%를 차지하는 비렘수면은 다시 1단계, 2단계, 3단계 수면으로 구분되며 3단계는 서파수면으로 가장 깊은 잠을 진다. 렘수면은 잠을 잘 때 뇌가 휴식을 취하면서 하루 동안 받은 정보를 정리한다. 렘수면이 짧아지면 뇌가 혹사당해 기억력 감퇴, 고혈압 발병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수면은 잠이 깊은 최초의 비렘 질을 높이는 것이 수면 전체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수면 환경을 개선하거나 수면 전 '긴장 이완'을 해주는 게 효과적이다

가토 히로아키 도쿄의과치과대학 임상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자신의 신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극대화 의료는 병을 고치는 지금까지의 의료와는 시각이 다르다"며 "이는 식사와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자신의 몸을 모니터링하는 디지털 기기가 등장하고 진화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가토 교수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호르몬 변화와 장내 환경 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단순히 건강을 유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개개인이 극대화 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누구나 귀가 아프도록 듣고 있는 '소식'과 '운동'이다. 소식을 하면 장수유전자인 '시르투인'이 활성화되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한다.

우리 인류 역사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옛날에는 먹기 위해 매일 사냥을 나갔고, 먹는 날보다 먹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일반 짐승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인류는 농토를 일구고 목축을 하게 되면서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됐다. 사냥하지 않고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제 현대인은 '과식'을 걱정하고 있다. 옛날에는 의술이 발달하지 못해 생명이 단축됐다면 오늘날에는 평균 수명이 상대적으로 늘었지만 과식과 폭식으로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수하려면 소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 장수의 대가로 잘 알려진 미쓰오 다다시 박사는 자신의 저서 '10년 젊게 30년 오래'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특별한 유전자가 있으며 그것이 바로 장수유전자 시르투인"이라고 밝혔다. 일본 쓰보타 가즈오 박사('장수유전자 생존전략: 당신 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 시르투인의 발현을 돕는다면 누구나 장수할 수 있다. 우리 몸은 60조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고 세포마다 2만3000개의 유전자가 있지만 늘 사용하고 있는 것은 고작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올바른 생활습관, 즉 소식과 채식을 즐기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잠들어 있는 나머지 95%의 세포가 활성화돼 미토콘드리아 숫자가 늘어나면서 장수한다는 얘기다.

장수 전문가들은 인간의 최대 수명을 세포 분열의 제한과 성장의 시간 제한으로 설명해왔다. 미국 생물학자 레너드 헤이플릭은 "인간의 세포는 한 번 분열하는 데 평균 30개월(2.5년)이 걸리고, 평생 50회 분열한 뒤 멈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간의 수명은 2.5년×50회=125세"라고 밝혔다.

그동안 발견된 노화 관련 유전자는 'Age-1' 'Daf-2' '시르투인' 등이다. Age-1은 1988년 토머스 존슨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발견한 노화 촉진 유전자로, 이 유전자에 손상을 입히니 선충 수명이 1.7~2.1배나 늘었다. daf-2는 1993년 신시아 케니언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발견한 노화 촉진 유전자로, 이 유전자에 손상을 주니 선충 수명이 2배나 증가했다. 시르투인은 2000년 레너드 가렌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발견했다. 노화와 수명에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반응 경로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장수유전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르투인은 효모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선충, 초파리, 포유류 일부, 그리고 인간에서도 존재가 확인됐다. 효모, 선충, 포유류를 대상으로 시르투인을 활성화해줬더니 모두 수명이 늘어났다. 효모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만 먹이(포도당)의 양을 줄여 섭취 열량을 75%까지 제한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내에 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가 많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시르투인 활동이 증가했다. NAD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효소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분해반응에 작용한다. 이를 종합해보면 섭취 열량 제한→미토콘드리아 내 NAD 생성량 증가→시르투인 유전자 활성화→장수로 이어진다.

소식이 몸에 좋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코넬대 영양학자 클라이브 매케이 박사가 쥐를 대상으로 열량 섭취를 평소의 65%로 제한하는 실험을 했더니 쥐의 평균 수명이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저열량식과 장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르투인을 활성화해 수명을 늘리는 저열량식은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영양을 고루 섭취하면서 총열량만 평소의 70% 정도로 줄이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고기나 기름을 전혀 먹지 않거나 사과만 먹는 식습관은 옳지 않다.

소식과 함께 운동도 미토콘드리아 숫자를 늘리고 시르투인을 활성화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소기관 중 하나로 세포 호흡에 관여한다. 호흡이 활발한 세포일수록 미토콘드리아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불린다. 미토콘드리아는 간 세포 1개당 1000~3000개, 식물 세포에는 100~200개가 있으며 우리 몸에는 약 60조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생명의 원천인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호흡 과정 중에 부산물로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체내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 중 90% 이상이 미토콘드리아에서 나오며 활성산소는 알려진 것처럼 암과 같은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인간이 숨을 쉬고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사는 동안에는 활성산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저열량식과 운동으로 질 좋은 미토콘드리아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Copyright© 매일경제 & mk.co.kr

 

 

출처: https://v.daum.net/v/2024010316182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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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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