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은 여기| Daum라이프
봄이다,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은 여기
관광공사, 호반 풍경 즐기는 75번 국도 등 4곳 추천
'호반로''헌화로' 등 특히 유명중앙일보 | 양보라 | 입력 2017.04.24 16:26
드라이브 하기 좋은 계절, 봄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유명 드라이브 코스를 추천했다. 강원도 정선 만항재 오르는 길.
봄이다. 볕은 따사롭고 살갗에 닿는 바람도 부드럽다. 들녘에는 봄꽃이 울긋불긋하고 산과 강변에는 연초록빛 신록이 수놓는 이 계절이야 말로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은 때다. 한국관광공사가 5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전국 유명 드라이브 코스를 추천했다. 호반길을 달리는 경기도 가평 75번 국도, 백두대간을 발아래 두는 강원도 정선 만항재길, 섬진강의 푸르름을 벗하며 달리는 섬진강변 17번 국도 등 운치 있는 도로가 여럿이다.
━ 물안개 자욱한 풍경에 호수 레포츠는 덤
전망좋은 카페와 펜션이 모여 있는 청평호 주변.
75번 국도는 경기 가평 남부 설악면에서 청평면, 가평읍, 북면을 거쳐 강원 화천군으로 이어지는 도로다. 칼봉산과 연인산, 명지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모여 흐르는 가평천을 내내 곁에 두고 내달린다. 새벽녘 여행객이 북적이기 전에 길을 나서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젓한 풍경을 누릴 수 있다. 75번 국도에서도 특히 ‘호반로’라는 이름이 붙은 청평댐~가평읍 구간을 추천할 만하다. 구불구불한 청평호 둘레길을 천천히 달리는 길이다. 근처 전망 좋은 카페에 들러 차를 멈추고 커피와 호반 풍경을 즐겨보자. 가평 75번 국도 주변은 수상 스포츠의 메카이기도 하다. 모터보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땅콩보트 등 경험해 볼 만한 수상 레저 시설이 다채롭다. 당일 예악, 당일 체험이 가능한 곳도 많다. 담력이 센 사람이라면 번지점프에 도전할 수도 있다. ‘한국 안에 작은 프랑스 마을’을 내세운 쁘띠프랑스는 75번 국도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도 자주 마주친다.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테마파크다. 유럽 전통 의상을 빌려입고 인증샷을 찍으러 방문하는 여행객도 많다.
━ 동해바다에 빠져들 듯한 해안 드라이빙
바다와 가까워 국내 최고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강릉 헌화로.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헌화로는 동해안, 아니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바다와 바투 붙은 길을 달리며 창밖으로 시원한 바다 전경이 펼쳐진다. tvN 드라마 ‘시그널’의 최종화에 항공촬영으로 담은 헌화로 풍광이 소개되면서 해안절벽과 쪽빛바다가 어우러진 헌화로 풍경이 다시금 화제 되기도 했다. 금진해변에서 금진항을 지나 심곡항에 이르는 구간은 헌화로의 하이라이트. 2㎞ 남짓 짧은 거리가 아쉽다면 금진해변에 차를 세우고 잠시 바닷길을 산책해보자. 금진해변은 길이 900m에 백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장으로, 경포해변이나 정동진해변과 달리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몇 해 전부터는 서핑 스쿨과 숙소, 카페 등이 생겼다. 헌화로 끝자락의 정동진항을 비롯해 강릉에는 여행 명소가 즐비하다. 향긋한 커피향이 진동하는 안목해변, 순두부 맛집이 밀집한 초당마을,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하슬라아트월드에 들러 강릉의 다양한 매력을 들여다 볼 수 있다.
━ 하늘과 닿은 길
자가용으로 해발고도 1000m 이상 올라갈 수 있는 정선 만항재길.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를 타고 가장 높게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강원도 정선 만항재다. 만항재는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3m) 턱밑의 고갯마루로 해발고도가 무려 1330m에 달한다. 만항재를 차로 오르다 보면 멀찍이 바라보던 고봉과 어깨를 견주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출발점은 38번 국도와 414번 지방도가 갈리는 정선 고한읍 상갈래교차로다. 이곳에서 정암사를 지나 만항재 넘어 태백의 화방재까지 16km쯤 달린다. 굽이굽이 휘도는 길이 제법 근사하다. 만항재는 사계절 풍광이 아름답다.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고, 겨울이면 눈꽃이 만발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가 피고 지는 천상의 화원으로도 유명하다. 고수는 만항재를 한밤에 찾는다. 빛공해 없이 깨끗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 관측을 즐길 수 있어서다. 초행길이라면 차라리 어슴푸레한 새벽에 길을 나서는 게 좋다. 이른 아침 자욱하게 안개가 껴 수목화같은 풍경을 빚는 백두대간을 감상할 수 있다. 만항재 드라이브의 또 다른 매력은 볼거리에 있다. 길이 시작되는 상갈래교차로부터 삼탄아트마인과 정암사, 만항야생화마을 등이 줄을 잇는다. 모두 도로변에 있어 접근이 쉽다.
━ 섬진강따라 달리는 길
섬진강 풍경을 벗하며 달리는 섬진강기차마을 증기기관차.
섬진강은 섬진강이 지나는 12개 시·군을 지나 남해바다로 흘러드는 강이다. 청정한 강 섬진강을 벗삼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이 바로 17번 국도다. 남원에서 내려오는 17번 국도는 곡성부터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기 시작하고, 구례를 거쳐 50km 가까이 이어진다. 봄기운이 완연한 5월에는 강변의 신록을 즐기며 호젓하게 달릴 수 있다. 17번 국도 인근에는 여행지가 많다. 섬진강의 운치를 만끽하며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섬진강기차마을이 대표적이다. 증기기관차는 시속 30~40㎞로 달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만큼 여유롭다. 가정역까지 10㎞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하며, 30분간 정차한 뒤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온다. 더 느리게 즐기려면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 남짓한 섬진강레일바이크를 타보자. 오르막이 약간 있지만 섬진강의 봄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섬진강과 지리산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는 사성암도 지척이다.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등 고승 네 명이 머무른 곳이라 한다. 사성암 턱밑까지 진입로가 닦여 자가용으로 다다를 수 있다. 넓은 분지에 들어앉은 구례 읍내, 읍내를 휘감으며 흐르는 섬진강, 노고단과 반야봉, 왕시루봉 등 지리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17번 국도 구례에서 순천 방향 섬진강 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나무 숲이 있다.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산책로 곳곳에 휴식 공간이 있어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들리는 댓잎 소리와 함께 쉬었다 가기 좋다. 구례휴게소를 찾아가면 쉽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gnang.co.kr 사진=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