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원인을 빨리 찾고 개선해야 만성화되지 않습니다”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 “통증은 원인을 빨리 찾고 개선해야 만성화되지 않습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사진 김지아 기자
입력 : 2018.03.12 08:00
이금숙 기자의 新명의열전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지연 교수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감각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증상이기도 하다.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우울감이 생기는 등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통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만성통증’은 그 자체를 질병으로 보고 있다. 통증은 신경 자체의 문제, 근골격계 문제, 내장기관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을 빨리 파악하고 치료 해야 통증이 만성화되지 않는다. 국내 통증치료의 명의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지연 교수에게 통증의 원인과 진단, 최신 치료에 대해 들었다.
문지연 서울대병원에서 임상부교수로 재직하며 암환자의 통증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암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센터장이다. 암 통증 이외에 내외과적인 동반 질환을 지닌 만성통증 환자 진료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2015년 세계통증연맹(World Institute of Pain)에서 실시한 국제통증 인증의(FIPP)와 국제초음파 통증인증의(CIPS) 시험에 국내 최초로 동시 합격했다. 세계통증학회 정회원, 세계통증 초음파아카데미 정회원, 국내에서는 대한통증학회 국제협력이사, 대한척추통증학회 국제협력이사직을 맡고 있다. 2009년과 2013년 대한통증학회 우수포스터상, 2015년 대한통증학회 우수논문상, 2016년 젊은 연구자상과 김찬상을 받았다. 현재까지 50여 편에 이르는 논문을 유수 학술지에 게재하였고, 존스홉킨스병원, MD앤더슨암센터와 함께 다국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관심을 갖고 진행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의 통증 치료, 암성통증 환자의 통증 조절, 초음파를 사용한 근골격계 통증 치료 등이다.
통증 원인
Q. 통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증상인데요. 통증은 왜 생기나요.
A.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감각이며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통증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입니다.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실제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선천적 질환(HSAN typeV)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손가락을 다치거나 심지어 잘려나가도 인지하지 못하고 대부분 25세 이전에 사망하고 맙니다. 결국, 통증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우리 몸의 신호(vital sign)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자연스러운 통증과 병적인 통증의 차이가 있나요.
A. 네. 자연스러운 통증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감각중 하나로,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우리 몸에 상처가 생겼을 때 이것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나 병적인 통증은 통증을 일으킨 원인이 치유된 후에도 통증이 남아 있거나, 원인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로 장기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을 만성통증이라고 하는데, 신체적 장애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장애를 가져올 수 있으며, 우리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통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통증에는 여성이 더 취약하다고 들었습니다.그 이유가 있습니까.
A. 여성이 통증에 더 취약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남녀 간의 호르몬 차이입니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통증 역치를 낮춰 통증에 더 민감해진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이는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증명된 사실로, 수컷 쥐에게 에스트로겐 주입 시 통증에 민감해지는 반면, 암컷 쥐에게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주입 시 통증이 줄어드는 양상이 입증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남녀 간의 신경분포에 따른 차이입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신경 수용체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얼굴 피부의 평방 센티미터당 여성은 34개의 신경섬유가 분포하고 남성은 17개의 신경섬유가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성에게는 더 많은 신경섬유가 분포하고 있고, 이는 통각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때문에 여성이 통증에 더욱 민감합니다. 세 번째로 생물학적인 것과는 관련 없는 문화적 고정관념에 따른 차이입니다. 남성들은 남자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통증을 참아야 하는 강박감에 기인하는 차이라는 가설이 또 다른 이유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Q. 통증이 우울증하고도 관련이 있나요. 정신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통증은 얼마나 되나요.
A. 통증 환자의 우울감 혹은 우울증 유병률은 10~87%로 보고되고 있으며, 우울증 환자의 통증호소 또한 27~100%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통증과 우울증이 상관관계가 있는 이유는 통증인지에 관여하는 두뇌 영역이 감정을 담당하는 두뇌 영역과 일부 겹치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부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통증 인지에 관여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도 관여한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따라서 진단과 치료를 할 때 통증 환자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 우울증 환자는 통증을 갖고 있지 않은지 함께 평가하는 것은중요합니다.
Q. 통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만성통증은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다고 추산합니다. (대한통증학회) 만성통증은 왜 생기나요.
A. 만성통증은 3개월 넘게 지속되는 지속성 또는 재발성 통증을 말합니다. 만성통증이 있으면 개인의 일상생활, 수면, 사회활동,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급성기 통증은 대부분 원인이 없어지면 사라지지만, 원인을 방치했다가는 만성통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만성통증은 부상, 감염, 수술 때문에 생길 수 있고, 통증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당 조절을 제대로 못 해서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했음에도 당 조절이 계속 안 되는 경우, 척추관협착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통증 진단
Q. 통증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할 때는 언제인가요.
A.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통증이 동반되면서 체중이 단시간 내에 많이 빠지는 경우, 갑자기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이명·어지러움이 심해지는 경우, 다치지 않았는데도 특정 부위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되는 느낌이 들 경우, 감각이 무뎌지는 경우, 호흡이 가빠지거나 심하게 답답한 경우, 몸이 붓는 경우, 배뇨나 배변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꼭 병원을 찾아서 원인을 감별해 보아야겠습니다.
Q. 통증은 원인 감별이 잘 되나요.
A. 통증이란 결국 통증 자극이 뇌로 전달되어 느껴지는 감각이지만, 그 원인은 신경 자체의 문제(신경병증 통증), 근육·힘줄·인대 같은 근골격계의 문제, 내장기관의 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부분의 통증이 있을지라도 다른 원인에 의해서 그 통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감별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손의 통증이 있을 때 경추에서 신경이 눌려서 통증이 유발될 수도 있고, 좀 더 말초 부위인 팔꿈치나 손목의 신경이 눌린 것이 원인이 될수도 있으며, 손 자체의 인대·근육·관절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뇌 문제에 의해서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합니다.
Q. 병원에서 진단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A. 통증을 진단하는 데에는 우선 병력 청취 및 이학적 검사(시진, 촉진)가 중요합니다. 우선 환자에게 통증의 강도, 위치와 분포, 통증의 질, 악화 또는 완화 인자, 과거에 했던 치료 종류와 효과 및 부작용, 그리고 동반 질환에 대해서 꼼꼼하게 문진을 합니다. 이후 이학적 검사를 시행합니다.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로 통증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이루어져서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것만으로 완전히 진단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 객관적인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급성기 염증반응의 지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인 적혈구침강속도(ESR), C-반응 단백질(CRP) 검사 등의 혈액검사를 시행해볼 수 있고, 신체의 다른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온혈구검사(Complete blood count), 당검사, 요산검사 등의 혈액검사를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 통증의 경우는 영상검사 소견이 원인을 감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경추, 흉추, 어깨 등 통증 부위 및 통증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단순방사선 촬영을 우선적으로 시행합니다. 이것으로 진단이 되지 않을 경우에 CT, MRI 등의 영상검사도 추가로 시행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간단하게 진단이 가능한 근골격계 초음파 검사가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Q. 디스크의 경우 MRI 상에서 디스크가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와 있어도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으면 치료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질병이나 통증 진단에 있어 영상검사가 어떻게 활용되고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세요.
A. 노화가 진행되면서 디스크 내부의 수분이 감소하게 되고, 디스크가 경화되고 튀어나오게 되어 디스크탈출증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인에게 MRI를 촬영해보면 디스크탈출증 소견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상당수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의학계의 중론은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디스크는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단기·장기적으로 경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스크 등의 질환은 반드시 ‘통증’, ‘저림’, ‘근력약화’ 같은 증상이 발생했을 때만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디스크로 인해 사지 또는 목, 허리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보존적 치료인 경구 약물 복용과 물리치료 등을 시행합니다. 효과가 없을 경우 CT, MRI 등의 촬영을 고려하고, 되도록 부작용이 적은 주사나 시술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팔 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이거나, 주사를 이용한 치료를 수회 실시하였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MRI 소견을 확인하고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Q. 얼마 전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앓는 한 배우가 자신의 통증을 ‘커터칼로 슬라이스 당하는 느낌’이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왜 발생하는 건가요.
A.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외상 등으로 손상을 입은 부위에 손상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지속되는 질병으로 ‘희귀질환’으로 분류됩니다. 교통사고나 산업현장, 군대에서 사고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병의 중증도에 따라 물질적 보상의 범위가 결정되므로 진단이 매우 중요한 질환입니다.
안타깝지만 아직까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원인에 대해서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는 말단부의 상처에 의해서 중추신경계(뇌신경 및 척수신경)가 반응해 작은 통증자극, 또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의 접촉에 의해서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환자와 질병의 정도에 따라서 치료 경과가 다르지만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경우 완치도 가능한 질병입니다. 우선적으로 신경병증 통증에 쓰는 약인 항경련제(Gabapentin, Pregabalin) 및 항우울제와 진통제를 통해서 통증을 조절해줍니다. 교감신경의 주사치료, 척수자극기 삽입술, 진통제 투입을 위한 척수강 내 약물주입기 삽입 등을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통증 치료
Q. 통증 있으면 사람들이 흔하게 진통제를 사먹습니다.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진통제 복용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진통제의 무분별한 복용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해진 용법대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통증 정도에 따른 적합한 진통제 사용이 중요합니다. 통증 정도가 경도일 경우 흔히 해열진통제라고 불리는 아세타미노펜과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권고되며, 통증의 정도가 중등도 정도일 경우 소염진통제라고 불리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의 경우 위장장애(속쓰림, 위산 과다분비 등) 및 심혈관질환 부작용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평상시 이러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일반의약품을 자가로 복용하기보다는 전문의의 처방을 받고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일반의약품으로 많이 사용되는 게보린·펜잘·그날엔 등과 같은 복합제제의 진통제는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내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 종류의 진통제를 섞어서 복용하면 안 되며, 간질환 혹은 신장질환 환자의 경우 전문의와 상의 후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통증에 쓰이는 약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통증 치료에 쓰이는 주요 약제에는 신경의 과도한 민감성을 조절하기 위한 약제(항경련제, 항우울제, 케타민 등), 통증의 전달 경로에 작용하여 통증을 억제해주는 약제(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트라마돌, 마약성 진통제 등)가 있습니다. 여기에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약을 같이 쓰거나 이러한 약들의 복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화불량, 변비 등을 조절하기 위한 약을 같이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먹는(경구) 약 이외에 피부에 붙이거나(경피), 입 점막을 통해(경점막) 흡수되는 약들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또 주사치료로는 신경과 근육을 풀어주는 국소마취제를 사용하고 염증을 없애주는 스테로이드를 혼합하기도 합니다. 프롤로처럼 인대 강화를 위해 고농도포도당을 사용하는 치료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약제는 통증의 원인이나 발생 기전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복용량에 비례하여 부작용도 함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와 부작용을 잘 견주어 적정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통증이 있으면 통증센터에 가면 되나요.
A. 통증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은 통증센터에서 진료가 가능하지만 원인 질환이 명확한 경우에는 해당 진료과에 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화기관의 장애에 의한 복통이나 심혈관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흉통 등은 해당 과에서 우선 치료를 받고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통증센터에서 치료해야 합니다.
통증센터에 주로 내원하는 환자는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나 다발성 경화증 등 대사성 신경병증 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어깨의 회전근개 부분 파열이나 윤활낭염으로 인한 통증, 그 외 관절의 퇴행성질환으로 인한 통증, 경추와 요추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 관련 통증, 척수 손상이나 뇌졸중 등으로 인한 중추성 통증, 그리고 근골격계 통증이 있습니다. 근골격계 통증의 경우 골절, 기능의 장애 및 힘이 빠지는 경우 등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증센터에서 우선적으로 주사치료 및 복약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또한 암 자체로 인한 통증, 암 전이로 인한 통증, 암의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통증 등이 암성 통증도 통증센터에서 치료합니다.
Q. 통증을 치료하면 잘 낫나요. 치료 기간과 치료 효과에 대해 알려주세요.
A.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찾고, 알맞은 시술을 선택하여 정확한 위치에 시술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통증의 원인이 직업이나 생활습관, 이미 진행된 퇴행성 변화 등에 있으므로, 통증이 호전되었다 하더라도 이후 또 재발할 수 있습니다. 치료 기간은 환자의 통증 원인, 치료 반응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통증이 100%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저 질환이 남아 있는 경우 완전하게 없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도 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통증을 적절하게 관리하면서 무리한 신체 활동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을 유지한다면 오랜 기간 통증의 악화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Q. 신경성형술 등 근골격계 통증을 해결하는데, 많은 신경 시술들이 있는데요. 수술 없이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효과가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경성형술의 경우 어떤 사람이 시도하면 좋을까요.
A. 신경성형술은 척추 안 유착을 제거하고 척수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완화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시술입니다. 따라서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이 척추 바깥쪽의 신경이나 근육에 있는 경우,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신경성형술은 사용하는 기구에 따라 아직 건강보험의 급여가 적용되지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이런 경우 의료비 지출이 크게 증가하므로, 전문가와 상의 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척추 바깥쪽의 통증 원인에 대하여 충분하게 치료를 하였고, 주사치료같이 간단한 시술을 하였음에도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으면서, MRI 또는 경막외조영술 등의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된다면 신경성형술이 도움됩니다.
Q. 근골격계 통증 해결하는 최신 시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척추에 통증의 원인이 있는 경우, 신경성형술에서 발전된 내시경레이저신경성형술로 통증의 원인을 좀더 확실하게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협착 또는 디스크 문제에대해서는 내시경을 이용한 디스크제거술, 섬유테성형술도 가능합니다. 척추나 척추 외의 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통증에는 관절로 가는 신경에 고주파치료를 하여 통증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이 척수신경에 있는 경우, 척수신경자극술이나 척수강내몰핀펌프 등의 시술이 선택되기도 합니다. 또한 근근막통증증후군이 극심하여 경추성 두통과 같은 2차적 증상을 함께 야기한다면 해당 근육에 보톡스를 주입하여 근육이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뇌로 전달되는 통증신호를 교란하는 ‘페인 스크램블러’라는 치료기기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Q. 수술 후 통증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요? 최근 수술 직후 마취제를 투여하면 회복 과정에서 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A. 수술 후 통증은 수술 부위, 절개부 크기, 수술 중 신경손상에 의해 주로 좌우되지만, 수술 전후로 진통제를 적절하게 투여하고 국소신경마취 등으로 통증 조절을 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수술 후 통증이 감소하고 회복도 빨라진다고 합니다. 자가조절진통장치(PCA), 국소신경차단술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Q. 암환자의 통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A. 암환자는 암 자체만으로 발생하는 통증, 수술이나 항암 및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는 통증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말기암환자의 80% 이상에서 통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암치료법의 발전과 기대여명의 증가로 암이 치료되고 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연관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까지 암환자의 통증 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40% 이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암환자의 통증이 매우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의료인이 환자 개개인 별로 다르게 발생하는 다양한 통증을 이해하고 이를 환자의 전신 및 정신 상태를 고려하여 맞춤 약물 처방 및 시술 치료를 병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암환자의 통증관리를 통해 암환자의 항암치료 시기부터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것이 암환자 통증 관리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Q. 대상포진후 신경통, 말초신경병증 등 신경통의 경우 어떻게 치료하나요.
A.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에 의한 급성 감염성질환입니다.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 특징적인 피부 발진을 일으키는데 이를 대상포진이라 하며, 일부에서는 만성적인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문제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입니다. 대상포진은 한번 발생하면 수년 이상 지속됩니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이 발생하면 진통제와 함께 항경련제(Gabapentin, Pregabalin 등)를 씁니다. 항경련제는 간질약으로 알려졌지만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는 약입니다. 항우울제를 저용량으로 쓰기도 합니다. 그 밖에 교감신경이나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스테로이드 등을 주입하는 주사를 놓아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고주파를 이용해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말초신경병증은 특정 부위가 아픈 것이 아니라 통증의 범위가 매우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원인은 당뇨병, 알코올 중독, 비타민 결핍,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신체 대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대사성 신경병증이 있으며, HIV, 디프테리아, 대상포진, 길리안바레증후군, 쇼그렌증후군, 루푸스 등의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성 신경병증이 있습니다. 또한 종양이나 유전적 원인에 의해서도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질환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말초신경병증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통증이 남아 있을 경우 항경련제·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 통증을 경감시키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Q. 안타깝지만 통증이 낫지 않아 자살까지 시도하는 사람에 대한 뉴스도 듣습니다. 난치성 통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난치성 통증은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복합부위통증증후군과 섬유근육통이 대표적인 난치성 통증질환입니다. 이런 질환은 특별한 원인이 없으며, 경한 증상을 주로 호소하는 환자부터 죽을 것 같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또한 많은 경우에서 만성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므로 초기부터 약물과 시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 강도를 완화시키면서 재활치료를 병행하고, 정신과 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통증은 잘 낫지 않아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면서 큰 비용을 지출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이나 전문의를 잘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처음 방문 시 환자의 증상과 병력, 기존에 치료했던 내용과 치료 반응, 복용 약물, 그 외 기저질환 등을 꼼꼼하게 문진하고 이학적 검사를 실시한 뒤 우선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보존적 치료와 통증 시술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주는 전문의를 선택하기 바랍니다. 고가의 시술부터 권하는 병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고가의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보존적 치료와 비교적 간단한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입과 같은 통증 시술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치료를 제대로 실시해보지도 않고 처음부터 고가의 시술을 먼저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통증 생활관리
Q. 만성요통에 요가가 물리치료만큼 효과 있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두통, 요통, 어깨통증 등 흔히 겪는 통증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 있나요.
A. 최근 운동의 진통 효과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될 만큼 통증 개선에 있어 운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요가뿐만 아니라 필라테스 및 맥킨지 운동요법 또한 만성요통의 통증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여러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경추 및 견갑골의 신장운동(stretching)과 강화운동(strengthening)은 경추성 두통과 어깨통증의 경감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올바른 운동 자세를 갖추고 적당한 운동을 한다면 통증을 경감시키고 통증 치료의 효과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치료 역시 과유불급이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Q.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나쁜 생활습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자세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무심코 하게 되는 여러 자세들이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책상다리나 쪼그려 앉는 자세, 하이힐 착용, 장시간 스마트폰 혹은 컴퓨터 사용, 엎드려 자는 자세 혹은 옆으로 자는 자세, 서서 물건을 들거나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물건을 드는 자세,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누워서 TV 보기, 취침 시 너무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 등이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나쁜 생활습관입니다. 이외에도 비만, 과도한 다이어트, 무리한 운동 등이 통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통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으며, 통증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Q. 통증 해결에는 마음가짐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통증을 어떻게받아들여야 하나요.
A. 신경생리학적으로도 우울함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된 것과 같이 통증 경감에 있어 마음가짐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증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또한 통증이 지금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과 취미생활을 통한 스트레스 경감은 통증치료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엔도르핀은 통증 역치를 증가시킨다는 동물실험 연구결과와 친구와 농담을 주고받거나 재미있는 영화를 보며 웃게 되면 통증 역치가 증가된다는 연구들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통증은 신체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는 고마운 경고 신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통증 발생 자체에 집착하기보다는 이러한 신호 발생의 원인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근간으로 하는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합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7/201803070181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