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코로 걸린다" 바이러스 침입경로 확인
한명오 인턴기자 입력 2020.04.24. 17: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체내 초기 침입 경로가 코점막 세포인 배상세포와 섬모세포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샴페인 잔처럼 생긴 코점막 배상세포와 섬모세포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의 인체 감염이 시작되는 초기 침입 경로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논문은 24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팀은 ‘인간 세포 아틀라스(HCA)’ 프로젝트 연구팀으로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등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어는 유전체 서열 분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코로나19 감염 원리는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감염 초기에 목표물로 삼는 특정 유형의 세포가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는 호흡기를 통해 침입해 폐와 기도를 주로 공격해 증상으로는 고열, 심한 기침, 인후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폐렴이 심해지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인도 남부 첸나이에서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를 그래피티가 낙서된 도로 위를 자전거를 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연구팀은 HCA 컨소시엄의 단일 세포 유전자 서열 분석(RNA 시퀀싱)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비감염자의 폐, 비강, 눈, 장, 심장, 신장, 간 등 20여개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코로나19는 인체 세포에 감염할 때 ACE2 수용체와 TMPRSS2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 효소)를 이용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두 효소를 통해 동시에 높게 발현하는 세포 유형을 가려낸다. 연구결과 기도에서 비강 점막의 배상세포와 섬모세포의 발현 수위가 가장 높았다. 이들 세포가 코로나19 감염 경로 중 1차 감염 경로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논문에 따르면 비강의 배상세포와 섬모세포의 뒤를 이은 것은 눈의 각막 세포와 장의 점막 상피세포였다. 이는 안구와 눈물관을 통해 코로나19가 체내에 들어올 위험이 크고, 분변-구강 경로의 전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한 면역세포가 활성화하면 비강의 ACE2 생성도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의 사라 테이크만 박사는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인간 세포 지도를 이용해 코로나19의 초기 감염과 전파의 표적 세포 유형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확산 억제 치료제 개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