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모윤숙
-나는 광주 산곡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런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구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며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원수가
밀려오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숨지었노라.
유튜브 채널 / 워터피아뮤직
https://www.youtube.com/@waterpia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