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건강학 82]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달라요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의원 원장 입력 2019.09.23. 19:33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완전히 다른 약물이다. 수면제의 부작용을 보완해서 수면 유도 기능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이 수면유도제다.
국내에서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수면제와 수면유도제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지고 있다. 사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완전히 다른 약물이다.
수면제는 주로 항불안제를 뜻한다. 항불안제란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약물로 신경안정제 역할을 한다. 항불안 효과가 있는 벤조다이아제핀 약물은 불안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유도 기능, 근육 이완, 경기나 발작 예방 등 다른 작용도 한다. 수면제의 단점은 오랜 기간 사용할 경우 약물 의존도가 높아지고 뇌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 부작용을 보완해서 수면 유도 기능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이 비벤조다이제핀 수면유도제다. 대표적인 비벤조다이제핀 계열의 약물이 졸피뎀이다. 졸피뎀은 잠만 유도하고 몸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벤조 계열의 항불안제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하지만 수면유도제도 장기간 오남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불면증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근본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이유로 졸피뎀을 계속 먹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졸피뎀의 수면 유도 효과와 수면 장애가 충돌하면 몽유 증상, 수면 중 섭식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졸피뎀의 위험성은 자주 복용하면 복용량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졸피뎀 양이 늘면 수면장애 증상도 점점 심해져서 수면을 취할 수 없게 되고 부작용 역시 심해진다.
3주 이상 복용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그렇다면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안전하게 복용하는 방법은 뭘까. 우선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꼭 지켜야 한다. 또 불면증 때문에 3주 이상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찾고 근본 치료에 나서야 한다.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해선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약물 복용 시 호흡 기능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 후 치료해야 안전하다.
불면증의 원인이 심리적인 부분이라면 비약물 치료법인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불면증을 유발하는 심한 각성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역기능적 사고(수면과 관련한 비합리적 생각들)를 줄이는 치료법이다. 약물과 달리 부작용이 없는 치료법으로 수면 치료 선진국에서는 불면증의 첫 번째 치료법으로 시행하고 있다.
▒ 한진규
고려대 의대, 한국수면학회 이사,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