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이 '건강한 한 해' 만든다
홍은심 기자 입력 2020.01.07. 10:33
전문의 추천 2020 경자년 건강 키워드 10
2020년 경자년 새해 ‘건강’을 목표로 한 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마음만 앞선 무리한 계획은 얼마 가지 못해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건강한 습관이 모여 건강한 삶을 만든다. 일상에서의 실천이 중요하다.
올 한 해 우리를 지켜줄 베스트 건강 습관을 10인의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 걸을 때 등 곧추세우고 10∼15m 전방 주시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걷기 운동이 허리나 관절은 물론 다이어트나 심신에도 좋은 운동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걷기 자세는 자칫하면 허리디스크, 척추후만증, 척추측만증, 무릎관절염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걷기 운동을 할 때에 시선은 10∼15cm 전방을 주시하고 턱은 살짝 당기되 가슴을 너무 내밀지 않도록 한다. 등은 곧추세워서 배의 근육을 등 쪽으로 당긴다. 팔과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90도로 앞뒤로 흔들리게 하고 발뒤꿈치가 먼저 닿게 걷는다. 보폭은 너무 크지 않고 짧게 걷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량은 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처음 시작한 사람은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 퇴근 후엔 회사 잊어라… 쉴 땐 제대로 쉬어야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퇴근 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은 번 아웃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다. 업무와 휴식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어야 한다. 놀 때 잘 놀고, 쉴 때 제대로 휴식을 취한 사람이 업무 능률도 좋다. 잘 놀아야 엔도르핀이 나오고 건강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
체력을 유지해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신체 리듬이 깨지고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입맛이 사라지는 것은 정신 건강에 있어서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놀 때는 ‘스위치 오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 생각은 하지 말고 노는 것에 집중한다.
■ 자외선, 노화의 주범… 눈 뜨면 차단제 바르기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의원 원장
피부 보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자외선 차단이다.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장소에 상관없이 자외선차단제를 바른다. 자외선은 탄력섬유로 불리는 엘라스틴과 콜라겐을 파괴해 피부 노화를 앞당긴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를 때 보통 얼굴에만 바르는데 목과 귀, 손등에도 꼼꼼히 바른다. 목과 손은 햇빛이 항상 노출돼 노화가 진행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바르는 양으로는 효과가 10분의 1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2∼4시간 지나면 그나마도 지워지고 변성이 돼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많은 양을 자주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차단제 사용 후에는 클렌징을 꼼꼼히 하고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준다.
■ 스쿼트로 근육량 늘리고 신진대사 원활하게
조현민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스쿼트는 엉덩이, 허벅지 등 하체 근육 강화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근육량이 많아지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기초대사량을 늘려주고 변비, 당뇨병, 혈압, 고지혈증, 소화기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스쿼트의 올바른 자세는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양팔을 앞으로 한 후 팔꿈치 부위를 접어 90도로 겹쳐준다. 허리의 만곡을 유지한 채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의자에 앉는다는 생각으로 무릎을 60∼90도까지 구부린다. 2∼3초간 이 자세를 유지하고 원 위치로 돌아온다.
1세트 당 8∼10회씩 총 5세트 한다. 팔굽혀펴기 운동은 어깨와 복부, 허리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변비와 소화에 효과적이다.
■ 히터-에어컨 자제… 건조한 눈 촉촉하게 관리
박성표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
우리나라 성인 열 명 중 세 명은 눈이 건조한 건성안을 앓고 있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눈물의 증발이 많아져 건성안이 심해진다. 히터나 에어컨 등 건조한 바람을 쐬거나 연기가 많고 공기 오염이 심한 경우에도 건성안이 심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전자기기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집중해서 모니터를 볼 때 눈 깜박임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는 눈 표면을 건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눈꺼풀염도 건성안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평소 눈꺼풀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5분 정도 따뜻한 물수건으로 온찜질을 한 후 눈꺼풀 전용세정제나 약한 비눗물로 속눈썹이 난 부분을 닦아주고 따뜻한 물로 세척해 눈꺼풀 청결을 유지한다.
■ 자주 깨끗하게… 손만 잘 씻어도 감염병 예방
김성민 인제의대 해운대백병원 감염내과 교수
손만 자주 씻어도 많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화장실을 사용한 후나 식사 전뿐만 아니라 기회가 될 때마다 손을 씻자. 손을 씻을 땐 구석구석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손바닥에 비누를 놓고 일차적으로 손바닥을 마주해서 손가락 사이를 비빈다. 손등에서도 손가락 사이를 비빈다. 엄지손가락은 이 동작에서 빠지기 때문에 따로 반대 손바닥으로 감싸서 비벼줄 필요가 있다. 또 손가락 끝을 빠뜨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손가락 끝을 반대편 손바닥에 긁는 식으로 비벼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씻고 난 후에는 깨끗한 물로 씻어낸다. 비누나 물이 없는 경우 알코올이 포함된 손 세정제로 씻어줘도 효과적이다.
■ 토마토-아몬드 등 염증 억제 음식 챙겨먹기
황덕상 경희대한방병원 여성의학센터 교수
면역력이 내 몸 안에 있으면 병이 침범할 수 없다.
쏟아져 나오는 건강기능식품들을 먹는 것보다 자연 그대로의 음식, 그중에서도 염증 억제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염증을 줄이는 음심으로는 토마토, 올리브오일, 녹색잎 채소(시금치, 케일), 견과류(아몬드, 월넛), 연어, 참치 같은 생선, 과일(블루베리, 스트로베리, 체리, 오렌지)이 있다. 그 전에 우선시할 것은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을 줄이는 것이다. 흰 빵 등 정제된 탄수화물, 튀긴 음식, 탄산음료와 기타 설탕이 첨가된 음식, 가공육 같은 음식은 몸 안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반신욕으로 면역력 높이고 만성통증 줄이기
박유나 예다여성의원 원장
반신욕으로 내부 심부 온도를 높일 수 있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염증 억제와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심부 온도가 1도 올라가면 면연력은 10배 올릴 수 있다. 여성은 생리 시작 전 10일 정도 전부터 반신욕을 시작하면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만성통증, 방광염, 질염 예방에 효과적이고 질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반신욕을 할 때는 욕조에 물이 배꼽이 잠길 정도로 채우고 상체와 팔은 담그지 않는다. 물 온도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해서 심신을 편안하게 이완시켜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37∼39도의 물을 사용한다. 15분에서 20분 정도로 약간만 땀을 낸다.
■ 미세먼지 많은 날, 전용 마스크로 폐 건강 사수
류정선 인하대병원 호흡기공공전문 진료센터장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고생하는 폐를 위해 마스크 사용을 권하고 싶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기정화능력에 따라서 마스크를 KF 80, KF 94와 KF 99 등으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를 80%, 94%, 99%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표시한 것이다.
숫자가 높은 것을 착용하는 게 좋겠지만 숨쉬는 데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이 경우 노약자나 심장 혹은 폐 질환이 있는 경우 오히려 장기에 무리가 올 수 있어 치수가 낮은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제공하는 ‘에어코리아’나 ‘우리동네 대기질’ 앱 등을 이용해 매일 공기 질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 국-찌개-탕류 줄여 과도한 염분 섭취 피해야
김성래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우리 음식은 유독 국이나 찌개, 탕이 많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혈압을 높여 뇌졸중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비만, 골다공증, 위암, 신장질환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의 소금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5g보다 2.5배나 많은 약 15g으로 절대적인 나트륨 섭취 감량이 필요하다.
염류 섭취를 줄이려면 국, 찌개 섭취를 줄여야 한다. 규칙적으로 하루 세끼를 먹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에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은데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저녁에 몰아서 과식을 하는 습관은 혈당을 올릴 수 있다. 야식을 먹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밤늦은 시간에 식사를 하면 자는 동안 혈당이 올라가고 아침에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