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몸 자세·균형 바로잡고 복부·엉덩이 근육 탱탱하게
김선영 입력 2020.04.06. 00:01
코어 근육 운동의 중요성
근육은 나이 들수록 중요해지는 건강 지표다. 세포를 움직이게 해 신체 활동을 원활히 유지하도록 돕는다. 요즘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코어 근육’이다. 신체 중심부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속 근육으로 불린다. 뼈와 관절을 붙들어 자세와 균형을 잡아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별한 기구 없이도 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이 대부분이라 실내 생활이 잦은 요즘에 시도하기 제격이다.
우리 몸에서 근육이 하는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몸의 에너지를 걷고 달리고 들어 올리는 힘으로 바꿔준다. 주로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 겉 근육이 하는 역할이다. 다른 하나는 골격을 붙들어 자세와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이다. 바로 코어 근육의 역할이다. 코어 근육은 코어(Core·중심)라는 단어 뜻 그대로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복부나 엉덩이, 등, 골반에 있는 근육을 말한다. 뼈와 가까운 심부에 위치해 드러나지 않지만 일상생활이나 운동을 할 때 뼈나 관절의 안정성을 도모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장해동 교수는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은 코어 근육이 약해지기 쉽다”며 “코어 근육이 약한 사람은 허리가 삐끗하는 요추 염좌와 허리 통증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정민(41)씨는 평소에 “자세가 이상하다”는 얘길 자주 듣는 편이다. 등이 구부정한 데다 유난히 배를 내밀고 서 있는 적이 많아서다. 걸을 땐 엉덩이를 좌우로 씰룩거리는 습관도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최근 운동을 시작했으나 한쪽 다리를 들고 서서 균형 잡는 기초 자세부터 잘 되지 않았다. 그는 트레이너로부터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코어 근육이 부실해 나타난 결과”라는 소리를 들었다.
코어 근육 약하면 요추 염좌, 허리 통증
코어 근육이 약하면 자세가 불안정해지고 힘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반대로 코어 근육이 튼튼하면 척추 디스크에 직접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 디스크의 퇴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자세 유지나 균형 잡는 능력이 발달해 낙상과 근골격계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폐나 심장, 소화기 등 주요한 내부 장기는 코어 근육의 보호를 받는다. 코어 근육이 강할수록 장기의 기능을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 코어 근육은 다이어트의 강력한 아군이기도 하다. 차움 신경근골격센터 김덕영(재활의학과) 교수는 “코어 근육은 근육의 크기가 커 운동할 때 칼로리 소모가 많은 편”이라며 “음식을 먹어도 근육에서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지방 전환이 적어 요요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구부정하거나 좌우 균형이 깨져 자세가 나쁜 사람 ▶퇴행성 척추·관절 질환자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 ▶비만·대사증후군 등 성인병을 앓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 ▶골프·테니스·야구·농구·마라톤 등 다양한 사회체육 활동을 즐기는 사람은 코어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한다.
코어 근육 운동을 할 땐 몸 상태에 맞는 운동법과 강도를 선택해야 탈이 없다. 현재 허리 통증이 없고 건강관리가 목적이라면 대부분 가능하다. 그러나 척추 질환자라면 고려할 사항이 많다. 김 교수는 “무작정 운동을 시작하지 말고 본인 상태에 맞는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정하기 위해 척추 X선 검사와 체성분·근력·균형·보행·심폐 기능 검사 등 사전 평가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척추 디스크가 심하거나 급성 통증이 있는 상태에선 안 하는 편이 낫다. 한림대성심병원 척추센터 오재근(신경외과) 교수는 “평소에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 척추 질환 진단을 받고 운동을 강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 강도를 서서히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을 한두 개쯤 앓고 있는 노년층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질환을 이미 진단받고 치료 중일 가능성이 크므로 환자의 병력이나 기존 근육량에 맞춰 운동해야 부작용이 없다.
코어 근육 운동의 대명사는 플랭크다. 엎드린 자세에서 팔꿈치를 땅에 대고 머리부터 뒤꿈치까지 일자를 유지하는 운동법이다.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스쿼트와 한쪽 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무릎을 굽히면서 몸을 낮추는 런지, 똑바로 누워 무릎을 A자로 세운 상태에서 골반을 들어 올리는 브릿지 등도 코어 근육을 기를 수 있는 운동법이다.
운동 때 칼로리 많이 써 요요현상 줄어
일반인이라면 이런 운동을 고루 하고 버티는 시간과 횟수를 늘리며 운동 강도를 키워 나간다. 척추 질환자는 질환의 종류에 따라 운동해야 할 부위가 달라지곤 한다. 예컨대 요추 추간판탈출증의 경우 초기엔 약한 강도의 플랭크나 브릿지 운동으로 복근과 엉덩이 근육을 단련한 후 허리를 늘리고 펴주는 맥켄지 운동 등으로 요추 기립근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협착증이 있다면 복근을 충분히 단련해 증상이 완화된 뒤 허리·엉덩이 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코어 근육 운동을 할 땐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이 필수다. 근육의 피로를 방지할 수 있는 데다 근육의 수축·이완 작용을 높여 근육 생성의 효율성이 커진다. 코어 근육 운동 스케줄은 주 2~3회, 1회 2시간 이내, 유산소·무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식으로 짤 것을 추천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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