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기 위한 최적의 여가시간은?
하루 두 시간에서 다섯 시간 사이 적당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은퇴 후 여유 있고 자유로운 인생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에서 벗어나 원하는 걸 하고 싶지만 현실은 다르다. 많은 은퇴자들이 처음엔 여가 시간을 즐기지만, 불과 몇 주만 지나면 삶에 생산성, 목표, 의미를 주었던 예전의 일을 그리워한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만 하며 바쁘게 사는 건 스트레스를 주고 행복을 앗아가겠지만, 매일 하루 내내 여가만 즐기다 보면 금방 늙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행복을 위한 최적의 여가시간은 얼마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만 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가 있다(Sharif, Mogilner & Hershfield). 여기에서 밝혀진 세 가지 핵심, 미국 심리학 전문매체 '사이콜로지투데이(Psychology Today)'에서 소개했다.
1. 하루 2시간 미만의 여가시간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루 2시간 미만의 여가시간은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에 여가시간이 2시간 미만인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더 많다고 보고했다. 일이나 육아, 기타 다른 문제로 너무 바빠 행복을 충분히 느낄 수 없었다는 의미다. 너무 바쁘면 행복감이 줄어든다는 건 명백해 보인다. 그렇다면, 여가시간이 많을수록 무조건 더 좋기만 할까?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2. 하루 여가시간이 5시간 이상이면 생산적인 느낌이 부족해 행복감이 감소한다
놀랍게도 여가시간을 많이 갖는 게 행복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사람은 생산적이라는 느낌, 과제나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특정한 기쁨을 얻는데, 하루 종일 해변에서 여유를 부리거나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면 이러한 기쁨을 잃게 된다. 물론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해야 할 때도 있지만, 계속해서 풍부한 여유시간을 갖는 건 지루함을 갖게 하고 행복을 갉아먹는다.
3.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
연구에서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여가시간을 어떻게 쓰는지에 관해서 두 가지 측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팀스포츠를 한다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여가시간을 보다 생산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때 하루 5시간 이상의 여가시간이 행복감을 유지 또는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보내는 여가시간은 유사하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반면, 혼자 5시간이 넘는 여가시간을 보내면 행복감이 저하될 수 있다.
자원봉사를 하거나 동아리에 가입한 은퇴자들이 더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자극(하이킹, 스쿠버다이빙, 투어 등)과 휴식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휴가는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만든다. 놀랍게도, 휴식을 더 많이 한다고 항상 더 좋은 건 아니다. 이를 여가시간의 골디락스 원칙(Goldilocks principle)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루 2시간 이하는 너무 적고, 5시간 이상은 너무 많고, 두 시간에서 다섯 시간 사이가 적당하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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