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깊어가는 가을, 늘어나는 불면증 줄이려면

권대익 입력 2019.10.28. 23:02

 

 

오전 햇빛 쬐고, 규칙적인 운동, 족욕, 억지로 잠 청하지 말아야

 

4주 이상 불면증 지속되면 전문의 찾아야

 

수면 부족하면 치매 유발할 수도

 

가을이 깊어가면서 불면으로 밤을 꼬박 새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카페인과 술을 멀리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계절성 불면증을 해소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밤이 길어지면서 불면으로 밤을 지새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세 이상 500명을 조사한 결과, 불면증을 겪은 사람이 73.4%, 4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불면증은 9.6%나 됐다. 계절성 불면증은 카페인을 줄이거나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등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극복할 수 있다.

 

다만 불면증이 4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수면제 처방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너무 자는 등 수면문제는 결국 심혈관계질환,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우울증, 졸음운전의 원인이 되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오전에 햇빛 쬐면 숙면에 도움

 

불면증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①오전 햇빛을 쬐도록 한다.

오전에 햇빛을 쬐면 저녁에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늘어나면서 잠들고 숙면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멜라토닌은 강한 빛에 노출된 뒤 15시간 이후에 분비되기 때문에 아침에 햇빛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햇빛 양이 줄어드는 가을철은 불면증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햇빛은 수면 중 다리가 불편하게 하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에도 영향을 주는데 햇빛을 덜 쬐면 불면증 증상이 더 심해지게도 한다”고 했다.

 

②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자.

규칙적인 운동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운동은 취침 5시간 전에 마쳐야 한다. 잠자기 어렵다고 몸을 힘들게 하기 위해 잠들려고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③취침 2시간 전 족욕(또는 반신욕), 저녁에는 어둡게 하자.

취침 2시간 전 족욕을 해 체온을 의도적으로 높이면 자연스럽게 체온이 내려오면서 잠들기 좋은 몸 상태가 된다. ‘잠들게 하는 호르몬’이라는 멜라토닌은 빛에 약하다. 밤에는 어둡게 생활해야 멜라토닌 분비가 많아진다. 밤에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뇌가 햇빛으로 인식해 수면을 방해한다.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각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자연히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잠을 깨우게 된다.

 

④억지로 자려고 노력하지 말자.

의도적으로 잠자려고 몸에 스트레스를 주면 각성이 증가하고 체온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잠이 달아나게 된다. 저녁에 자야 하는 시간을 체크하면서 시계를 계속 보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되면서 잠이 깨게 된다. 몸 안에 생체시계가 졸릴 때 시간을 체크하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습관적으로 시계를 계속 본다면 시계를 아예 치우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을 교정했는데도 4주 이상 불면증이 증상이 계속된다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개선이 불가능하다. 이때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불면증 원인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불면증을 치료해야 한다. 불면증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불면증으로 악화해 치료기간도 늘어나고, 불면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⑤잠을 청하려고 술을 마시지 말자.

술 마시면 금방 잠들 수 있지만 자주 깨고, 깊이 자지 못해 결국 숙면시간은 줄어든다.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도 이완돼 수면무호흡증이 악화할 수 있다. 한마디로 술은 숙면 방해꾼이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코올은 쉽게 잠들게 하지만 유지시키지 못해 오히려 일찍 깨우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했다.

 

⑥녹차나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도 피하자.

이들 음료는 몸을 각성하게 만들어 잠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잠이 오지 않으면 수면을 유도하는 ‘트리토판’ 성분이 든 우유나 바나나, 상추, 호박 등을 먹고, 졸음을 일으키는 둥글레차도 좋다.

 

◇수면제 3주 정도 먹으면 대부분 호전

 

불면증으로 불안하다면 수면제 복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수면제 부작용으로 기억력 저하나 몽유병자처럼 밤에 잠자다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이상행동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수면제를 적정 용량으로 2~3주 정도 짧게 먹는 게 원칙이다. 수면제는 취침ㆍ기상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효과도 떨어진다. 취침시간을 정해 잠들기 직전에 먹어야 한다. 수면제를 먹은 뒤 잠자다 돌아다니는 등 엉뚱한 행동이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즉시 약을 끊어야 한다.

 

불면증에 처방되는 수면제로는 항(抗)불안제(벤조다이아제핀)와 신경안정제(할시온), 수면유도제(졸피뎀) 등이 있다. 항불안제는 불안 조절뿐만 아니라 수면 유도, 근육 이완, 경기(驚起)ㆍ발작 예방 등 다양한 작용을 한다. 억지로 뇌파를 졸리게 해 기억력이 떨어지고, 잠을 깨도 머리가 띵하고 개운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 신경안정제 할시온(성분명 트리아졸람)도 불안, 짜증, 건망증, 공격적 성향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벤조다이아제핀 수면유도제(졸피뎀)가 많이 쓰인다. 수면 유도 기능만 작용하게 해 부작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 수면유도제는 졸림을 부작용으로 동반하는 감기약 계열 약이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을 보충하는 ‘서카딘(서방형 멜라토닌)’도 있다.

 

한 원장은 “수면제를 3주 정도 먹으면 증상이 대부분 좋아진다”며 “다만 수면제를 3주 이상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공단도 부작용을 우려해 졸피뎀을 한 번에 28일 이상, 할시온은 21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조회 수 :
169
등록일 :
2019.10.31
18:37:03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7689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 깊어가는 가을, 늘어나는 불면증 줄이려면 불씨 169 2019-10-31
깊어가는 가을, 늘어나는 불면증 줄이려면 권대익 입력 2019.10.28. 23:02     오전 햇빛 쬐고, 규칙적인 운동, 족욕, 억지로 잠 청하지 말아야   4주 이상 불면증 지속되면 전문의 찾아야   수면 부족하면 치매 유발할 수도   가을이 깊어가면서 불면으로 밤...  
1476 건강하게 오래사는 건강수명.. "섬유소에 달려 있다" 불씨 114 2019-10-30
건강하게 오래사는 건강수명.. "섬유소에 달려 있다" 김용 입력 2019.10.29. 10:51     [사진=Ana Blazic Pavlovic/shutterstock]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가 건강수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100세를 살아도 병으...  
1475 환절기 호흡기질환 급증..손 씻기·마스크 착용 필수 불씨 150 2019-10-29
환절기 호흡기질환 급증..손 씻기·마스크 착용 필수 이연희 입력 2019.10.28. 12:01   기온 하락에 미세먼지·가을황사 영향..아동·노인 취약   【세종=뉴시스】소방청이 28일 작년 119구급활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12월 호흡기질환 관련 응급상담과 구...  
1474 홍삼, 피부탄력 개선 등 노화 방지에 효과 불씨 164 2019-10-28
홍삼, 피부탄력 개선 등 노화 방지에 효과 박태해 입력 2019.10.27. 03:01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     홍삼이 노화를 예방하고 피부 탄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제시됐다.   지난 22일 열린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  
1473 [위질환①]얼큰한 국물요리 먹고 커피 한잔..위궤양 생길 수밖에 불씨 195 2019-10-27
[위질환①]얼큰한 국물요리 먹고 커피 한잔..위궤양 생길 수밖에 음상준 기자 입력 2019.10.19. 07:00     열나고 속 더부룩한 증상..위염과 증상 비슷해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위벽을 구성하는 위점막이 손상되면 위궤...  
1472 노인성 질환 예방? 허벅지 근육이 좌우 불씨 164 2019-10-26
노인성 질환 예방? 허벅지 근육이 좌우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입력 2019.10.24. 10:50   나이 들어 노화가 진행되면서 퇴행성 관절염, 당뇨병, 치매 등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강 문제가 많다. 평균 수명이 늘어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보행 ...  
1471 근육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움직일까? [의사에게 배우는 인체생리학] 불씨 4202 2019-10-25
근육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움직일까? [의사에게 배우는 인체생리학]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9.10.24. 10:17     근육의 구조와 작동 원리   근육(muscle)은 신경의 자극에 따라 짧아지고 굵어지면서 수축(contract)하고, 자극이 사라지면 다시 원래의...  
1470 나이 들수록 세월 빨리 가는 이유(연구) 불씨 136 2019-10-24
나이 들수록 세월 빨리 가는 이유(연구) 권순일 입력 2019.10.23. 07:05     [사진=Yuganov Konstantin/shutterstock]     '20대 때는 20㎞로, 50대 때는 50㎞ 속도로 시간이 간다'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빨리 가는 듯 느껴지기 때문에 나온 말이...  
1469 100가지 넘는 체내 호르몬, 건강히 유지하는 4가지 비결 불씨 134 2019-10-23
100가지 넘는 체내 호르몬, 건강히 유지하는 4가지 비결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0.07. 08:44   호르몬 건강법   체내 호르몬이 건강하게 분비되고 기능하려면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충분히 수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  
1468 '손' 통해 감염..소아는 물건, 노인은 본인 접촉 빈도 多 불씨 134 2019-10-22
'손' 통해 감염..소아는 물건, 노인은 본인 접촉 빈도 多 유수인 입력 2019.10.19. 04:00   '접촉'은 감염병의 가장 흔한 전파경로   사진=픽사베이   감염질환 고위험군의 주요 ‘접촉 감염 경로’가 밝혀졌다. 아직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소아는 공통적으...  
1467 소금물, 치실..입안 염증 대처법 5가지 불씨 294 2019-10-21
소금물, 치실..입안 염증 대처법 5가지 권순일 입력 2019.10.20. 13:15     [사진=metamoworks/shutterstock]     입안 조직에 생기는 염증 즉, 구내염이 생기면 즐겨 먹던 매운 음식을 포기해야 하고 양치질 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혀나 잇몸, 입술과 볼 안...  
1466 "남은 수명 알려주는 텔로미어, 다시 늘릴 수 있다" 불씨 150 2019-10-20
"남은 수명 알려주는 텔로미어, 다시 늘릴 수 있다" 입력 2019.10.19. 13:19   스페인 NCIO, 생쥐 실험 첫 성공..수명 13% 연장 확인   생쥐 세포의 길어진 텔로미어(오른쪽)가 붉은 점처럼 핵(푸른색)에 퍼져 있다. [CNIO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  
1465 나이들어도 꼿꼿하게.. 척추 바로잡는 스트레칭 불씨 161 2019-10-19
나이들어도 꼿꼿하게.. 척추 바로잡는 스트레칭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19.10.17. 03:01     [100세 건강을 위한 게으른 스트레칭]     ‘100세 건강을 위한 게으른 스트레칭’ 이번 주에는 척추관협착증을 다룬다.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  
1464 복근 만들고..허리 통증 막는 방법 5 불씨 140 2019-10-18
복근 만들고..허리 통증 막는 방법 5 권순일 입력 2019.10.18. 07:05     [사진=Di Studio/shutterstock]     일반적으로 인구 10명 중 8명은 생애 중 한번 이상 요통을 겪는다. 특히 여성은 자세와 허리 문제에 취약하다. 무거운 핸드백을 들고 돌아다니거나 ...  
1463 쌀쌀해지는 가을..신체에 일어나는 변화 4 불씨 149 2019-10-17
쌀쌀해지는 가을..신체에 일어나는 변화 4 권순일 입력 2019.10.17. 07:05   [사진=Lucky Business/shutterstock]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 시기다. 기온이 떨어지면 자연히 몸이 움츠러든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고 기온이 변화하면 우리 몸에는 생각보다 많...  
1462 그냥 걷나요, 느끼면서 걷고 있나요? 불씨 139 2019-10-16
그냥 걷나요, 느끼면서 걷고 있나요? 장래혁 입력 2019.10.15. 09:51     2016년, 인류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인공지능 알파고는 많은 이들을 경외감을 들게 했고 혹은 두려움을 갖게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기업체나 교육청 연수에 가면 인공지능과 대...  
1461 샤워기 헤드로 입 헹구면 폐가 망가진다? 전문가에게 물었다 불씨 326 2019-10-15
샤워기 헤드로 입 헹구면 폐가 망가진다? 전문가에게 물었다 입력 2019.10.12. 08:01     게티이미지뱅크     ‘절대 샤워기로 입을 헹구지 마세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샤워기 헤드에서 나오는 물로 가글하는 버...  
1460 느리게 걷는 40대 더 빨리 늙는다? "느릴수록 노화·노안↑" 불씨 172 2019-10-14
느리게 걷는 40대 더 빨리 늙는다? "느릴수록 노화·노안↑" 김경미 기자 입력 2019.10.13. 10:50     영국 킹스칼리지런던과 미국 듀크대 공동연구 "60세 이상 노인뿐 아니라 중년 걸음걸이도 노화 지표 될 수 있어"     [서울경제] 40대 중년의 걸음걸이 속도...  
1459 손·발·골반의 '작은 근육' 늘려야 건강 수명 ↑ 불씨 195 2019-10-13
손·발·골반의 '작은 근육' 늘려야 건강 수명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0.01. 14:32     몸의 큰 근육뿐 아니라 손, 발, 배뇨 근육 등 작은 근육을 단련해야 삶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근육을 단련할 ...  
1458 행복한 노년건강은 매일 1시간 근력운동부터 불씨 174 2019-10-12
행복한 노년건강은 매일 1시간 근력운동부터 이병문 입력 2019.09.30. 14:45   환갑 넘으면 근육량 매년 3%씩 감소 반찬은 싱겁게, 고기는 챙겨먹어야져 365mc 이선호병원장 "적정한 체중을"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100세 시대가 코앞인 만큼, 보다 젊고...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