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기온에 혈관도 화들짝'..심혈관질환 주의보
입력 2019.10.27. 07:00
"뇌졸중 발생시 3시간내 치료 중요..평소 자가진단법 숙지해야"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혈관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지므로 심혈관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는 이 시기에는 병원을 찾는 심뇌혈관질환 환자가 많아진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혈압은 여름에 떨어졌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상승한다.
특히 새벽 찬 공기를 갑자기 맞닥뜨리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치솟아 위험할 수 있다. 만약 찬 바람을 쐴 때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뻐근한 증상이 있으면 심혈관 이상 징후이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심혈관 질환 중에서도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는 뇌졸중은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후유증 위험이 크므로 평소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60만명에 달한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건강한 혈관 관리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는 '뇌경색',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는 '뇌출혈'로 분류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한다.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은 20% 정도 된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심해지기 쉽다. 정상인보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 외에 심방세동이나 심장 판막의 여닫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판막증 등 심장질환도 뇌졸중 위험인자다. 심장질환이 있으면 심장 안쪽 벽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데 이 혈전이 떨어지면서 뇌혈관을 막을 수 있어서다.
뇌졸중으로 뇌가 손상되면 부위에 따라 반신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다만 발병 후 3시간 내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 손상을 크게 줄여 후유증을 방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뇌졸중 자가진단 항목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긴다
▲ 갑자기 어지럽고 자꾸 넘어진다
▲ 갑자기 세상 반쪽이 잘 안 보인다
▲ 갑자기 한쪽 팔과 다리가 저려온다
▲ 갑자기 말을 못 하고 발음이 어눌해진다
등 증상이 있으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했다면 주위에서 환자에게 "이~해보세요"라고 말하며 웃게 하는 것도 발병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때 한쪽 입술이 밑으로 처지면 뇌졸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는 '눈 감고 앞으로 나란히' 동작을 했을 때 한쪽 팔이 제대로 펴지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축 처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밖에 발음하기 힘든 문장을 따라 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세 단계 중 하나라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뇌졸중일 확률이 70%라고 본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금연, 금주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등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갑자기 추워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새벽 운동을 피하는 등 보온에 힘써야 한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인 동맥경화성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반드시 금연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혈관 건강에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권했다.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