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장애 일으키는 잘못된 식습관 1위는?
김성은 입력 2022. 03. 06. 15:1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염은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위염 환자는 위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염 또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급성 위염이라면 갑작스러운 통증이 명치에 발생하거나 구역, 구토를 겪을 수 있지만, 만성 위염이라면 소화불량이나 복부팽만감, 속쓰림 등의 사소한 증상만 느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위암 발생률 및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센터에 따르면, 위암이 많은 지역에서는 짜고 매운 음식, 소금에 절인 채소와 생선, 불에 직접 태워 익힌 고기, 훈제 생선, 질산염성분이 많은 식수를 즐겨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위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식습관, 어떤 게 있을까?
◆ 국에 밥 말아먹기
한국인이 즐겨 먹는 대표 메뉴가 바로 국밥이다. 설렁탕, 순대국밥, 돼지국밥 등 국밥 종류도 많다. 외식 메뉴에도 국밥이 많지만, 가정에서도 사골국이나 김치찌개를 끓여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일이 흔하다. 빠르게 식사를 끝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장에는 좋지 않다.
이유는 물에 밥을 말아먹으면 입안에서 제대로 씹지 않은 채 위로 내려가게 되고 밥 먹는 속도가 빨라 음식물이 입안에서 제대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 식도를 거쳐 내려간 음식물은 위에서 위산을 분비해 소화가 된다. 하지만 물에 밥을 말아먹으면 위산이 물에 섞여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소장으로 내려간다. 위는 적절한 산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소화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는 연구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국에 밥을 말아먹는 사람들의 식사 속도는 11.5분이었다. 밥과 국을 따로 먹는 사람보다 2.4분 빨랐다. 식사량도 더 많았다. 국과 밥을 따로 먹은 사람들은 400.5g을 섭취했지만, 국에 밥을 말아먹은 사람들은 480g을 섭취했다. 75g 더 많이 섭취한 것이다.
◆ 탄산음료 자주 마시기
속이 더부룩할 때마다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도 위장건강에 좋지 않다. 탄산가스는 역류성식도염 등 소화기계통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트림과 더부룩함을 야기할 수 있다. 탄산음료를 마시고 트림을 하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다. 탄산음료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 기능을 약화시키고 결국 위산이 역류할 수 있다. 위산 분비를 늘리거나 위벽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 야식으로 맵고 짠 음식 먹기
위암 환자는 술, 담배, 카페인과 함께 맵고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위점막을 자극하고 만성 위염이 발생하게 된다. 위염이 심각하면 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김영선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소변의 나트륨 농도가 높은 군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위축성위염 동반 장상피화생 위험도가 2.9배 높았다. 맵고 짠 음식에는 매운탕이나 곱창볶음 등 술과 함께 먹는 매운맛 음식은 물론 젓갈과 장아찌류도 포함된다.
국밥류는 나트륨 섭취와도 관련 있다. 국과 밥을 따로 먹을 때보다 국물을 섭취하는 양도 늘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량도 늘어난다. 이미 조리된 국밥에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가며, 취향에 따라 먹기 전 소금을 더 추가하기도 한다. 2019년 식품안전의약처 조사에 따르면 뚝배기 한 그릇에 담긴 800g 국밥에 나트륨이 2301.55mg 포함돼있었다. 성인 1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이 2000㎎인 점을 고려하면 국밥 한 그릇만 먹어도 나트륨 권장량을 초과하는 셈이다.
젓갈류, 김치 같은 염장 음식, 국과 찌개 등은 위 점막을 자극해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밤에는 위산 분비가 줄어 소화가 잘 되지 못하므로 맵고 짠 음식을 밤늦게 먹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김성은 기자 (se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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