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잘 쉬면 기와 혈이 잘 통한다.[한방에~끝]
편강한의원 서효석원장 입력 2018년 12월 26일 07:00
편강한의원 서효석원장
일반인은 심장과 폐를 각각 다른 두 개의 장부로 이해하고 있지만, 심폐는 하나로 볼 수 있다.
‘숨’을 주관하는 폐가 좋아지면 ‘맥’을 주관하는 심장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한의사들은 가끔 ‘숨 끊어지면 맥 끊어지고, 맥 끊어지면 숨 끊어 진다’는 말을 사용한다. 이것은 숨을 주관하는 폐와 맥을 주관하는 심장의 기능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의사들은 걷기 운동이나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의 에어로빅, 수영을 권하는 경우가 있다. 폐가 활발한 기능을 하도록 해줌으로써 심장의 기능을 좋게 해주는 원리가 작용해서다.
필자도 폐와 심장은 실제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몸속을 돌아다니며 영양소를 공급하는데, 혼자 힘으로는 순환할 수 없기에 밀어주는 힘을 필요로 한다. 이때 필요한 힘이 ‘기(氣)’다. 흔히 ‘심폐 기능’이란 말을 사용하는 이유도 폐와 심장이 기능상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폐가 혈액에 맑고 건강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어야 심장 역시 맑고 깨끗한 혈액을 온몸에 공급해줄 수 있다. 또 폐가 호흡을 통해 대자연의 풍부하고 건강한 기운을 인체 곳곳에 전해줘야 심장도 그 기운을 받아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폐는 혈액의 순환이 잘 되도록 밀어주고, 혈액 속의 오염 물질을 몸 밖으로 밀어내 배출하는 역할까지 해낸다. 이 때문에 폐의 기능이 활발해지면 혈액 속의 오염 물질을 날숨으로 배출하면서 혈액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깨끗한 혈액은 산소의 양이 풍부하므로 여러 가지 신체 질환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폐의 능력이 약화되면 혈액 속의 노폐물을 배출하지 못하거나 세균 및 바이러스 등에 감염되기도 쉬워지므로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몸속을 돌던 혈액 속의 노폐물은 대부분 신장에서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물에 녹지 않는 노폐물은 폐를 통해 날숨으로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날숨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와 질소화합물, 휘발성 노폐물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은 그 다음 날에도 대부분 입에서 술 냄새가 심하게 난다. 알코올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몸속으로 흡수되었다가 숨을 내쉴 때 배설되는데, 이때 날숨에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장 기능에 장애가 발생해 소변을 잘 보지 못하고 인공투석을 받는 신부전 환자 옆에 가까이 다가가면 날숨에서 소변 냄새가 난다. 신장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해 소변으로 배설되어야 할 혈액 속의 노폐물이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폐로 돌아온 노폐물의 일부가 날숨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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