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한끼 차이'가 노화 늦춘다…뇌가 건강해지는 '이 식단'
'마인드 식단', 당뇨·고혈압 등 예방하고 인지 장애 늦춰
시금치 케일 등 초록 채소, 콩, 통곡물, 생선 등 섭취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80대에도 30~40대와 같은 인지 능력을 지닌 사람을 '슈퍼에이저'라고 한다. 이들은 움직임이 활발하고 새로운 정보 습득에 뛰어나며 기억력이 좋은 특징이 있다. 예컨대 노래 수십 곡의 가사를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외우는 식이다.
사람들이 슈퍼에이저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관심 갖는 이유는 이들의 겉모습보다 '건강한 인지 능력'을 닮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름이 생기고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는 등 신체적 노화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화에 따른 인지장애 등은 생활 습관, 특히 식습관을 통해 그 속도를 늦추고 예방할 수 있다
16일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3년 국내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 뇌혈관 질환은 4위, 알츠하이머병이 6위로 나타났다. 당뇨병과 고혈압성 질환은 각각 7위, 8위였다. 매해 1위를 지키는 암을 제외하면 주요 사망 원인은 '심뇌혈관 건강'과 관련 있는 것이다.
심뇌혈관질환은 대표적으로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질환과 뇌졸중,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질환으로 나뉜다. 의료계에 따르면 당뇨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심뇌혈관질환을 악화시키며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는 식단으로 '마인드(MIND 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 식단'을 꼽는다.
마인드 식단은 고혈압 환자를 위해 개발된 대시(DASH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과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지중해식 식단을 합친 식사법이다. 치즈, 붉은 고기와 가공식품은 줄이고 시금치, 케일 등 초록 채소와 콩, 통곡물, 생선과 올리브오일 등을 주요 열량 및 단백질원으로 한다.
미국 신시내티대학교 의대 연구팀이 지난해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학'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마인드 식단은 뇌 기능 저하를 개선하고 몸의 염증을 줄이는 등 노화를 늦춘다.
연구팀이 평균 연령 64세의 남녀 1만 4145명을 식단에 따라 3그룹으로 나눠 1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마인드 식단을 더 잘 따르는 그룹에서 인지 장애가 더 천천히 나타났다. 무엇을 먹느냐의 차이가 뇌 노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마인드 식단이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이 식단을 한국형으로 만들어 직접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 교수가 개발한 한국형 마인드 식사법은 밥을 먹을 때 콩과 통곡물을 넣는 게 핵심이다. 렌틸과 귀리, 현미, 백미를 4대 2대 2대 2로 혼합해서 지으면 된다. 반찬으로는 나물과 채소, 생선과 약간의 고기를 먹고 빨간 고기와 버터, 마가린은 가능한 한 적게 먹고, 과일을 먹을 때는 달지 않은 과일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질병관리청은 국가건강정보포털을 통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요법과 함께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지속하면, 전체 사망률과 심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고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선행 질환도 개선하고 정신 건강도 증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질병청은 숨이 차는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유연성 운동을 할 것을 추천했다. 걷기와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한 번에 30~50분 정도 주 5회 하는 게 좋고 근력운동은 근육에 회복 시간이 필요하기에 매일 하기보다는 일주일에 2~3번이 적당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의 건강 상황에 따라 운동 시간과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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